2012. 4. 28. 08:09ㆍ단상
- 생각 없는 사랑이 가능한가? 생각은 고통과 즐거움의 기억에 대한 반응이다. 아무리 불완전하고 미숙한 경험이라 해도 그것이 없으면 생각도 없다. 사랑은 감정이나 느낌과는 다르다. 사랑은 생각의 범주 안으로 가져올 수 없지만 감정과 느낌은 가져올 수 있다. 사랑은 연기 없는 불꽃, 언제나 신선하고 창조적이며 즐거운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사회나 모든 관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정서다. 그래서 생각을 통해 사랑을 보정하고 순화하는 과정을 거쳐 그 위험성을 최소화시킨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는 사랑을 온전하게 지키며 살아간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인류 전체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게 되면 어떤 장애물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사로잡혀 현실감각을 잃어버린다. 이념과 국경마저 초월한다. 권력이나 지위에 대한 갈망도 없으며, 모든 것이 자신의 가치를 받아들일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가 속한 사회에 위험한 존재다. 사랑이 존재하려면 기억이라는 과정이 사라져야 한다. 기억은 경험을 충분하고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때 생긴다. 기억은 경험의 찌꺼기를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한 도전의 산물이다. 우리의 삶 또한 도전과 반응의 과정이다. 도전은 언제나 새롭지만 그 반응은 언제나 익숙하다. 그러므로 이런 반응, 과거의 결과인 이런 조건화를 통제하거나 물리치지 말고 오히려 이해해야 한다. 매일 매일을 새롭게, 충만하고 완전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완전한 삶은 사랑이 있을 때, 가슴이 충만할 때, 서로가 말이 아니라 눈빛이나 가슴으로 이어질 때만 가능하다. 기억은 사랑이 있을 때만 비로소 멈추고 그러면 모든 움직임까지 새롭게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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