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18

2012. 7. 6. 08:47편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견딜 수 없는 일은 참기 어려운 타인의 행동이나 의견에 대해서도 옳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 우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언행을 자행하는 타인이나, 그것을 참아내기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나와 남을 함께 용인하고 긍정하는 마음가짐을 평상심이라 하고 그런 마음은 영원성도 갖게 된다. 사실 영원이란 시간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 영원이란 일반적이고 세속적인 생각을 끊는 지금 바로 이 자리에 있다. 평상심과 영원은 기실 마음에 몸을 조화시키는 수단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이 세상의 질서와 그것에 순응하는 법을 배운다. 이 시기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서 산다. 그러나 성숙한 뒤에는 그것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가 책임지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세상을 내 것처럼 사는 시절이 지나가면 이윽고 세상일을 남에게 양보하는 때가 오게 되고 결국 완전한 이별이나 죽음을 통해서만 그것들로부터 해방된다. 젊은이를 이 세상의 삶과 만나게 하는 것도, 그 삶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도 바로 이런 헤어짐이다. 우리 스스로가 관념의 껍질을 벗기는 것이 바로 만남과 헤어짐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를 보다 더 내적인 삶으로 안내해준다.

 

 

 육체는 의식의 수레와 같다. 만일 우리가 자신을 자기의식과 동일시하게 되면 우리는 그 의식의 수레인 육신이 부서지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삶 너머에 존재하는 다른 삶의 형상과 실체를 그리고 꿈꾸는 것이 가능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빠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세일아! 이렇게 난삽하고, 부질없는 생각들을 통해서 사유의 갈래를 타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건강하렴. 엄마께 안부 전하고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