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2. 03:20ㆍ논설
이상 5천년에 걸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약술했으므로 이제 우리의 문화와 생활에 관한 내용과 형태를 살펴보려 한다.
삼국유사나 제왕운기에 나오는『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우리 민족 원시집단의 이상과 내용이라 할 수 있고 『천제天帝 환인桓因에게 작은 아들이 있어…』라는 말과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 보내 인간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는 곧 집단 이상의 권위화와 집단 신앙의 내용이고 『풍백, 우사, 운사 …… 생명과 병을 주관했다』는 무격신앙의 내용이며 『제석의 아들 이름은 단군檀君이다』는 집단 이상의 무격적 권위화이고 『곡식과 형벌과 선악을 주관하는 한 편 삼백육십 여 가지 인간의 일을 관장하여 세상을 다스렸다』는 정치적 내용으로 『이를 일러 환웅桓雄 천왕이라 한다』는 집단이상의 정치적 권위화요 만주원류고滿州源流考에 나오는『어천사류지속禦天射柳之俗』이란 계절집회의 의례적 내용을 이름이다. 고대 문헌에 언급된 내용으로 미루어 환웅천왕이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속에 정착한 시기는 우리 민족이 1차 의례적 종교기와 2차적 무격 종교기를 지나 3차 정치적 종교의 초기에 해당하며 환웅천왕은 곧 정치적 종교를 창시한 인격人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단군왕검은 이 정치적 종교의 지도이념에 따라 무리를 9부部로 나누고 각 부를 연합해 조선朝鮮이라는 고대 봉건국가를 세우니 이에 정치와 종교가 발전하고 문화가 크게 창달했다. 이후 조선의 종주권이 북부여로 옮겨간 뒤 한족漢族의 정치적 종교가 유입되고 반도의 남방에서도 우리 고유 종교의 내용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북부여에서도 그 영향과 충동을 받아 자연스럽게 종교적 내용의 수정과 종교력의 보강작업이 이루어졌다.
이후 구구려, 백제, 신라 3국이 정립해 중앙집권 국가를 세우자 중국으로부터 유儒, 불佛, 선仙의 도덕적 종교가 전래되어 우리 민족에게는 다른 신생 종교운동이 불필요해 졌고 전래된 외래종교로 만족하게 되었다. 3국은 유교나 도교보다 불교를 선호해 모두 불교를 국교로 삼아 국민을 계도하고 교화했다. 북방족은 그 때부터 비록 왕조의 바뀜과 민족의 성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불교를 신봉했고, 남방족 또한 고려 말기까지 불교를 믿었다. 불교는 그 근본 교의가 극단적인 염세사상과 성불成佛이라는 이기적 수행목표를 지니고 있어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중견 국민이 모두 현세를 기피하고 내세를 위한 자기수행에만 몰두하니 민족의식이 약화되고 진취적인 우리 민족 고유의 기풍이 사라져 민족적 역량이 쇠퇴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와 폐해가 야기되었다. 이런 문제점을 깨달은 이성계는 나라를 세운 뒤 불교를 탄압하고 유교의 교의인 예의禮儀를 국시로 삼아 국민들의 의식과 사상을 일신하는 한 편 위로는 국정國政으로부터 아래로는 일반 국민의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예禮를 기본 규범과 준거로 삼으니 우리나라는 유교의 이상향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한족의 도덕적 종교인 유교儒敎의 교의敎儀와 문화를 우리의 특성에 맞도록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이식한 까닭에 후일 숱한 폐해를 낳게 되었다. 예를 들어 유교의 주된 내용인 이하차별夷夏差別과 존주대의尊周大義로 인해 자신을 비하하고 중국을 숭상하는 사대주의를 빚어내 중국에 대한 턱없는 의타심을 함양했으며, 유교의 중용中庸사상은 우리의 진취적인 기상을 말살하고 눈 앞의 위기를 모면하는 임시방편과 일신의 안일만을 도모하는 습성을 길렀고, 그 의례의 규범인 예禮는 번잡한 말과 복식을 강조해 근로 실천의 정신을 없애고, 그 계급윤리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폐습을 낳았을 뿐 아니라 사대부의 발호와 붕당의 근간이 되었다. 이로부터 우리의 민족성이 점차 퇴락하고 습속習俗이 악화되다가 사색당쟁四色黨爭이 시작되어 염치는 타락하고 비열함이 성품이 되며, 기강이 무너지고 열악함이 습관이 되어 사회질서의 문란이 극에 달해 탐관오리의 가렴주구와 사대부의 수탈과 폭압으로 민중의 생활은 그 참담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두가 유교라는 종교의 폐단과 폐습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었으므로 종교적 대변국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치유될 수 없는 병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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