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25

2015. 3. 3. 06:07단상

 

 모든 것을 품어 안고, 모든 것이 비롯되면서도 결코 하나가 아닌 존재는, 바로 생명의 시원始原으로서의 땅과 여자다. 누구의 삶에서나 변화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어떤 무리나 집단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집단의 일원으로 다시 인정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다 해도 문제적 개인을 함께하는 모듬살이의 일원으로 새롭게 맞이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서구의 문명과 사회는 개인을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분리시켜왔다. 그 결과 서구사회는 집단이나 국가보다 개인을 우선하는 사회로 전이되었다. 이러한 개인주의는 우리를 늘 있었던 자리로 감싸 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밖으로 추방한다. 함께하던 무리 밖으로 밀려나고 영역 밖으로 쫓겨난 개체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동물들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집단과 사회의 규범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적 개인이라 해도 그를 우리 사회와 모듬살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동양적 사유와 가치의 발현이다. 조화와 합일을 삶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그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지만, 서구적 가치와 기준으로 본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능력과 효율을 중시하는 서구의 합리적 사고와 선택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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