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33

2015. 3. 19. 11:58단상

 

  우리는 가끔 초자연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자연 위에서 자연에 군림하는 것으로서의 초자연적인 존재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충분히 전율하게 만든다. 우리의 이성과 이지를 황폐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법률이 우리에게 그의 법적대리인이 시키는 대로 할 것을 요구했고, 그래서 사람들이 참된 세상을 살지 못하는, 곧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절대 하지 못하는 세상에 살게 된다면, 그런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법률이 설정한 목표를 따라 살아야만 한다. 초자연적인 것의 실체가 진실로 그런 것이라면 우리의 삶에 조금이라도 관여해서는 안 될 절대 악이다. 이런 절대 악을 부정하는 정신이야말로 우리 삶의 원형이며 진수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불의나 관념으로서의 악까지도 용납하지 않는 정신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관장하고 북돋아 풍요롭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이 같은 깨달음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의 마음이 즐거워진다. 자기 삶에 대한 참된 깨달음은 항시 또 다른 깨달음을 유발하고 우리로 하여금 그것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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