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80

2015. 6. 5. 11:48단상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가운데서 으뜸가는 존재를 인도인들은 '브라만'이라 칭하는데 이 ‘브라만’의 성性은 중성中性이다. 여자는 인도어로 ‘마야-샤크라-데비’라고 하며 이 말은‘생명을 주신 여신女神이자 형상을 주신 어머니’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여성은 생명에 형상을 부여하는 존재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 있는 존재는 성性의 너머, 남성과 여성이 분화되지 않은 곳에서 비롯되었다. 그곳은 존재와 비존재를 초월한 곳으로, 즉 존재하는 곳인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우리의 생각이나 마음의 범주를 훨씬 초월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모태 안에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야 성性이 결정된다. 어떤 시점까지는 남녀男女 양성을 공유하고 있었던 때문인지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배려하고 위하며 압박하기도 한다. 그렇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끊임없이 변모한다. 변모의 정도는 양육과 창조와 화합 같은 여성성이 어느 정도 개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서로 겨루고 다투는 남성성은 우리를 영적으로 변모시킬 수 없다. 남성성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아버지다. 아버지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성격과 특징, 질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머니가 우리에게 인간의 본성을 부여한다면 아버지는 사회적 성격을 부여한다. 말하자면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고 말할 때의 우리는 이미 스스로에게 남성성을 이입시키고 강조하는 것이다.

 

 인디언 어느 부족처럼 우리도 상대의 나이를 알고 싶을 때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끝없이 투명하고 맑은 겨울 눈꽃이 몇차례나 피었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어떨까? 지금보다는 우리의 삶이 훨씬 더 여유롭고 충일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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