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67

이 영옥(李永玉) 2013. 4. 22. 08:22

 

 

 4. 지방신地方神의 실제적 의의

 

  이상 지방신地方神의 개념과 의미를 살펴볼 때 지방신이란 원래 각 종족의 시조와 특출한 추장이나 족장을 신화적으로 권위화한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 초기의 씨족집단은 시원추장始原酋長의 인솔 아래 그 은혜와 위엄을 중심으로 삼아 집단의 질서를 유지했다. 씨족 구성원들은 추장의 후의와 보살핌에는 존경을, 그의 분노와 위엄에는 두려움을 느꼈으며 사냥이나 적과의 전투에서 발휘하는 뛰어난 힘과, 생활기기의 제작에서 나타나는 지혜와 슬기로움에는 경탄과 신뢰를 보냈다. 이 같은 감정이 추장을 우러러 받드는 숭배의 염念을 형성했고, 다음 대代의 추장은 시원추장의 은혜와 위엄과 지혜를 더욱 과장해 일족이 지닌 존숭의 염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위엄과 권위, 집단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이용하고, 부녀자들은 아동을 훈육訓育하는데 시원추장의 위엄과 공적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代를 거듭하면서 후인들의 필요에 의해 시원추장의 위엄과 능력은 더욱 강화되어 결국 초절적 인격人格, 곧 신격神格으로까지 추존되어 전지전능자가 되었으며, 인간의 필요에 의한 경험칙에 비추어 불가사의不可思議, 불가해不可解한 일들의 해결자로 등장함으로써 창조자가 되고, 지배자가 되었으며, 일족과 가장 긴밀한 관계, 곧 이해관계나 위협, 자연의 현상까지도 결부되면서 그 신격神格이 동물화動物化 하기도 하고, 혹은 천체화天體化 하기고 하고 인격화人格化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바로 신화神話의 발생과 전개의 모든 과정이다.

  옛 기록을 살펴보면, 중국 민족의 시조 반고씨盤古氏가 죽자 두 눈은 해와 달이 되고, 사지四枝는 나누어져 4악四嶽이 되고,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玉皇上帝가 되었다 한다. 그러므로 중국인의 신神 옥황상제는 그 시원추장 반고씨를 신격화한 칭호에 불과하며, 한국인의 역사서 삼국유사의『상제上帝 환인桓因이 아들 웅雄을 보내어 삼위태백三危太伯 에 내려왔다』는 내용은 한국인의 신神 하느님이 한민족의 시원추장 환인桓因의 이름이 음운전이 된 것에 불과하며, 일본인의 기록에는 아마데라스 오미까미가 일본 민족의 시원추장이었다고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여호와가 흙을 빚어 아담이라는 남자를 만들고, 아담의 오른쪽 갈비뼈를 빼내어 이브라는 여자를 만드니 이 남녀의 자손이 번성해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했다는 민족계보를 상술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스라엘 민족의 신神 여호와도 그 민족의 시원추장을 신격화한 칭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세계 어느 지방 어느 민족의 신神 개념이라도 모두 그 민족의 시원추장을 신격화했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우리의 일반적인 신神 개념과는 달리 신神은 원래 우주의 창조자도 아니고, 이 세계의 통일적 주재자도 아닌 존재로, 본시 시원추장의 혼령을 중심으로 후대의 뛰어난 인물들이 그 일족의 바램과 염원을 한데 모아 이루어낸 영적靈的 에너지의 중추적 결정結晶으로, 각자의 영역을 수호하고 민족의 운명을 다스리는 동인動因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며 이를 가리켜 지방신단地方神團이라 이름하는 것 또한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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