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江 같은 기다림
2010. 4. 11. 13:18ㆍ시
<네게 江 같은 기다림>
사람을 메마르게 하는 것 가운데
기다림만 한 것이 있을까?
머리칼 한 올씩
헤집으면서
오지 않는 것들
세상 어디서 무얼 하는지
제 모습 한 번 보이지 않는
괘씸한 것들
하루 또 하루
기다리고 조바심 쳐도
달라질 리 없음을
익히 알지만
그래도 행여
손꼽아 기다리고
피 말리듯 안달함은
아직은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기다림과 함께하는 까닭에
항시 네 안에서
너를 감싸고 어루만지며
편히 잠들게 하지만
그래서 네 눈 안에 드는 세상을
눈부시게 펼쳐도 보이지만
본디 그 태생이나 빛깔은
어둡고 쓸쓸하며 서러운 것이다.
거두고 보살펴도
끝내 돌아서는 들짐승처럼
기다림이란 어쩌면
지금껏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낼 세월 모두가
조금씩 굳어서
바위가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