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江 같은 기다림

2010. 4. 11. 13:18

 

 

 

<네게 江 같은 기다림>

 

 

사람을 메마르게 하는 것 가운데

기다림만 한 것이 있을까?

 

머리칼 한 올씩

헤집으면서

오지 않는 것들

세상 어디서 무얼 하는지

제 모습 한 번 보이지 않는

괘씸한 것들

 

하루 또 하루

기다리고 조바심 쳐도

달라질 리 없음을

익히 알지만

 

그래도 행여

손꼽아 기다리고

피 말리듯 안달함은

아직은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늘

기다림과 함께하는 까닭에

항시 네 안에서

너를 감싸고 어루만지며

편히 잠들게 하지만

 

그래서 네 눈 안에 드는 세상을

눈부시게 펼쳐도 보이지만

본디 그 태생이나 빛깔은

어둡고 쓸쓸하며 서러운 것이다.

거두고 보살펴도

끝내 돌아서는 들짐승처럼

 

기다림이란 어쩌면

지금껏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낼 세월 모두가

조금씩 굳어서

바위가 된다는 것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목울음  (0) 2010.04.14
빛과 색  (0) 2010.04.13
꽃잎을 쓸며  (0) 2010.04.12
긴 여름  (0) 2010.04.10
세상에서 가장 깊은 잠  (0) 201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