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00

2021. 11. 16. 09:38단상

   齊物論

 

 말은 소리가 아니다. 말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으나 그 뜻하는 바는 특별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말은 분명하게 있는가? 아니면 아예 말이 없는 것인가? 말은 새 새끼의 우는 소리와 다르다 하는데 거기에 는 어떤 구별이 있는가? 그런 구별 자체가 없는가? 道는 무엇으로 가려져 있다가 그 참됨과 거짓을 드러내며, 말은 무엇에 가려져 있다가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인가? 道는 어디에 간들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말은 어디에선들 옳지可않겠는가? 道는 조그만 성취에 가려지고, 말은 화려한 수식에 가려진다.

 그러므로 유가儒家와 묵가墨家의 시비是非가 이는 것이다. 상대방이 그르다 하는 것을 이쪽에서 옳다 하고, 상대가 옳다 하는 것을 이편에서 그르다 한다. 상대방이 그르다 하는 것을 옳다 하고, 상대가 옳다 하는 것을 그르다 하려면 더없이 밝은 지혜를 갖추어야만 가능하다.

 

 ※ 莊子는 논리와 대립을 초월한 진리를 추구했다. “진실은 과연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가?” 라는 공허한 의제에 대한 신랄한 공격으로 儒·墨 학파 모두를 비판하고 있다. 그가 求한 것은 입장이 아닌 입장, 곧 인지認知의 한계를 넘어선 초월적 판단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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