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편
2011. 5. 21. 19:25ㆍ시
풀물 진한 기억 속
곤두선 창날 위를
위태롭게 날아가는
저것
기억하리
무단히 시든 꽃들의 사연이며
밤새 쏘다니던
미친 兵士들의 시퍼런 눈빛
아직 이른 새벽 희부연 어둠 속에서
몰매 맞던 이웃까지
모두 기억하리
어느 하나
잊을래도 잊히지 않고
끝내 다가와 안기던
터진 입술
꺾인 등허리 곤두선 눈썹
비정한 매질까지
낱낱이 기억하리
잊지 않으리
하늘 아래 가장 징그런 모습
그 깊고 어두운 속셈이며
세상의 모든 소문들
하나 남김없이 갈무리고
아주 오래 기억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