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열정이야 말로 우리 삶의 불꽃이다

2011. 12. 1. 05:46단상

 

 - 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의 초입에서 느꼈던 열정의 대부분을 잃어버린다. 그 대신 무언가를 열망하거나 욕망으로 대체하면서 그것이 열정인양 착각한다. 그러나 평시에도 의식이 명징하게 깨어있지 않으면 순순한 열정의 불꽃을 감지할 수 없고 끝내는 슬픔이라 부르는 정서마저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무언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최대한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모순과 갈등, 불명확한 의구심은 열정의 불꽃을 잦아들게 한다. 순순한 열정만이 이 모든 것들을 완전하게 해체한다.

 

 

 -  열정이 없으면 아름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외양적인 형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느낌이나 생각을 넘어선 아름다움은 열정에 의해서만 구현되고 이해할 수 있다. 열정이라는 말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열정은 몰이성적인 정서가 아니다. 낭만적이지도 않다. 감정이나 느낌과도 상관이 없다. 그러나 열정은 모든 거짓을 태워버리는 가장 순정한 불꽃이다. 열정이야 말로 우리가 가장 아끼는 것, 정말 소중한 것들을 보전하도록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  어떤 경우에도 열정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종교서적과 구도자들은 "과도한 열정은 자신을 해치는 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열정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현실의 추함과 아름다움, 해지는 어스름과 소리 없는 미소, 세상의 수많은 흐느낌들을 놓치지 않고 느끼거나 알아볼 수 있을까? 열정을 통해서만 그들이 말하는 소위 완전한 비움도 이룰 수 있다. 열정은 곧 사랑을 의미한다. 사랑은 바로 "내"가 없는 상태다. 섹스가 옳다거나 나쁘다거나, 이것은 좋지만 다른 것은 나쁘다고 말하지 않고 자신과 다른 어떤 것도 비난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사랑이다. 어떤 상호 모순적인 것도 사랑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랑에는 본시부터 모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열정이 없으면 사랑도 불가능하다.

 

 

 -  누구에게나 열정은 있다. 문제는 이 열정의 불씨를 어떻게 잠재우지 않을 것인가이다. 이 경우는 모든 의미에서의 열정을 뜻한다. 단순히 性的인 열정을 지칭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바로 이 性的인 열정에 머물고 만다. 메마르고 박제화 된 반복적 일상에 시달리느라 더 이상의 열정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가 어떤 경우, 어떤 사안에도 더는 창조적인 기쁨과 해방감을 느낄 수 없는 까닭이다. 섹스에 갇힌 하찮은 열정은 그 성정이 고결한 사람이든, 편협한 사람에게든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나 완전한 열정은 사람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무엇이든 조사하고 탐구하고 추구하고 질문하고 요구하도록 한다. 진실로 열정적인 사람은 쉬임없이 무엇이든 모색하고 궁구하고 돌파한다. 열정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어딘가로 지향하도록 하는 젊고 열린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