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열정과 순결은 사랑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2011. 11. 29. 06:51단상

 - 열정은 이해의 대상이지 억압이나 승화의 대상이 아니다. 열정의 대체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든 어떤 방법을 강구하든 사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대상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다. 무엇을 사랑하려면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랑은 직접적인 소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거부하거나, 어떤 선입견을 갖거나 미리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는 그것을 사랑할 수 없다. 열정을 거부하면서 어떻게 그것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진리는 정복할 수 없다. 진리는 그것을 붙잡으려 하는 순간 우리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 버린다. 진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조용히 다가온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관념이나 상징일 뿐이다.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 실체가 아니다.

 

 - 순결은 사랑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랑이 없는 순결은 또 다른 형태의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순결해지려는 것은 무언가 다른 존재가 되려는 것이다. 다른 무언가가 되어서 현재와는 다른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순결해지고자 한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순결은 동일한 차원에서의 변화일 뿐이다. 이런 것은 결코 순결이 아니다. 어떤 꿈이나 특정한 욕망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이 있을 때의 순결은 그렇지 않다. 이때에는 우리의 삶도 아무 문제가 없다. 충만한 사랑 속에서 완전한 삶을 영위하게 되므로 이러한 개별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모든 것을 완전히 버리는 마음, 자신을 완전하게 비운 순백의 상태를 경험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완전한 버림은 뜨겁고 순수한 열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열정이 없거나 순수하지 못한 사람은 어떤 아름다움도 이해하거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예비하거나 자신이 지닌 지위와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은 절대로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세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경이로움을 영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