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우리의 마음은 모두가 이미 조건지워져 있다

 

  -  우리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조건 지워져 있다. 싫든 좋든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한다 해도 그 또한 생각의 장 속에 있으므로 이미 조건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우리는 많은 이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와 어떤 논리를 동원한다 해도 우리의 마음이 철저하게 조건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려는 어떤 노력도 부질없다. 자신의 마음이 모두 조건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즉각적이 행위가 뒤따른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유로워진다. 자신이 조건화되어 있다는 사실과 이 사실에 대한 깨달음으로 인해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건화 속에 함축되어 있는 모든 의미를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 아무리 미묘하고 교묘하며 정교한 이론이나 심오한 철학적 사유라 해도 이미 모두 조건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