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14

2012. 7. 2. 15:48편지

 세일아! 우리는 흔히 무엇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생각할 때 기실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바로 그때 “안다는 것은 실은 모르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이라는 명제가 성립된다. 이 말은 인도와 중국의 고전에 공히 등장하는 화두다. 두 고전 모두 서로 다른 문화적 상황이나 시대적 현상을 뛰어넘는 참된 삶의 지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게다. 개인과 자연을 통합하고 자유롭게 하는 근원적인 힘을 우리 선인들은 깊이 깨닫고 있었던 모양이다.

 

 자기 자신을 부정적인 것과 동일시하느냐? 긍정적인 것과 동일시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하물며 매일의 일상이나 삶의 모양이야 말해서 무얼 하겠느냐? 우리 삶의 양태는 매양 무엇을 드러내는 것 같지만, 그 본뜻은 다른 데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그 내용과 의미가 내면화 되어 있는 까닭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내면화된 의식은 원래 비롯된 곳, 근원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는 까닭에 다분히 암시적이며 또한 상징적이다. 그래서 더욱 난해하다.

 

 우리가 언제나 만나기를 희구하는 우리 내면의 세계는 기실 우리가 항시 접하는 외부와 중첩된 채 우리의 요구와 희망과 구조와 가능성이 반영되어 있는 세계로서, 곧 자기 자신이 드러난 의식을 한정시키고, 한정된 의식으로 하여금 온당치 못한 조건에 얽매이게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자랑하는 지식의 한계이며 함정이다.

 

 세일아! 너는 부디 매사에 자만하지 말거라. 네가 잘 아는 것일수록 다시 돌아보고 되짚어서 생각해보도록 해라. 그러면 모든 일이 네 뜻과 같이 될 것이다. 건강하고 평안하거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