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29

2012. 7. 18. 08:33편지

 

 어떤 時間이든 그 안에 머물게 되면 반드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과거 없이 미래를 맞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현재를 사랑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해도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장미 빛 미래는 초라한 현재가 된다. 상실, 죽음, 탄생, 삶은 그렇게 아픔과 슬픔의 고리로 순환한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곧 삶의 신비와 상징을 돌아보는 것이다.

 

 모든 종교는 이 세상과 이 세상의 가치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죽음의 고통도 감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살 역시 그 같은 상징적 행위라 할 수 있다.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자살이란 아주 우연하게 자기 삶에 대한 심리적 자세를 버리는 행위다. 그 행위의 이면에는 자신이 현재 처한 삶보다 더 나은 형태의 삶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심리가 깔려있다. 결국 다른 삶을 위해 이 삶은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육체적으로 정말 죽을 필요는 없다. 이때의 죽음은 영적인 죽음을 말한다. 죽음을 통해서 더 큰 삶의 길에 다시 태어나는 것이야말로 참된 죽음이라 할 수 있다.

 

 언제나 죽음이 상존하는 상황으로 전쟁을 들 수 있다. 이때의 죽음은 물리적이고 실재하는 죽음이다. 어떤 사람은 살아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어 전쟁이 좋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터에서 우리는 곧잘 살아있는 느낌 안쪽으로 한발 물러서곤 한다. "삶은 괴로운 것, 고통스러운 것, 그리고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살아있다" 전쟁은 그런 느낌을 실감토록 한다. 그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곧잘 의식의 미로迷路를 헤맨다.

 

 그러나 미로迷路는 우리의 앞길을 막는 동시에 영원으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다. 삶의 미로를 뚫고 지나가면 우리 삶의 영적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세일아! 네 눈앞의 현실이 아무리 초라하고 험난해도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 네가 처한 어려움이야말로 너를 담금질해서 어떤 힘든 일이나 고난이라도 이겨낼 힘을 길러주는 축복이라 생각하렴.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