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61

2012. 8. 25. 09:49편지

 세일아!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그 문제들로부터 벗어나 한동안 모두 잊고 지내다 보면 의외의 해결책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을 되찾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바로 그런 뜻이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번갈아가며 온다.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산등성이를 넘으면 골짜기가 나오듯 모든 것은 변한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올곧은 마음가짐만 잃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지금 네가 만나고 있는 것은 과거에 네가 접했던 것과 다르다. 꼭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듯이 새로운 것은 새로운 마음으로 접해야 한다.

 

 정말 소중한 것은 쉽게 잃어버린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해도 어떻게든 지나가고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기 마련이다. 네가 지니고 있는 경험칙까지도 기실은 매우 불확실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네 앞에 전개된 상황은 이전에 네가 접했던 상황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너는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네가 아직 살아있고 앞으로도 여전히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큰 쾌락과 즐거움도 지나고 나면 모두가 덧없고 허망하다. 과도한 욕심이야말로 너를 평소의 너와 다르게 만든다. 네 눈앞의 현실에 만족할 줄 알게 된다면 너는 네가 누려야 할 행복의 중심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셈이다. 잊지 말아라. 너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너 스스로일 뿐이라는 것을…

 

 한해를 보내고 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으면서 아빠가 네게 줄 것이라고는 이처럼 진부하고 공허한 말들뿐이로구나. 그렇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무엇을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것보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지 않으냐? 제 스스로 아는 바를 행하는 것만으로도 하루해가 빠듯하지 않을까?

 

 산등성이에는 어느 사이 봄기운 가득한데 아빠의 가슴 속에는 한겨울인 양 여직 삭풍이 분다. 아빠에겐 정말 봄이 멀고 또 없다. 누구에게나 하나같이 봄은 온다는데 아빠에게만 유독 아득하구나. 건강하고, 하루 한 번은 꼭 엄마를 웃게 해드려라. 약속할 수 있지?

설날 아침 수락산 밑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