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68

2012. 9. 2. 09:23편지

 세일아! 취업준비에 고생이 많지?

 취업을 한다는 것은 이제까지 살아온 것과는 달리 네가 어떤 특정한 조직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다. 직장인, 셀러리맨이 되는 거지. 직장이란 네가 지닌 능력과 역량을 모두 공여 받고 그 대신 일정한 액면의 금전을 지불하는 조직을 뜻한다. 그곳에는 동료와 상사들이 있고 너는 네 의지와 상관없는 일까지도 네가 몸담은 조직의 뜻에 따라 당연히 해내야만 한다. 네가 속한 조직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너 개인의 희생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직장이다.

 

 너는 네 상사보다 더 뛰어나서는 안 된다. 상사와의 대립이나 경쟁에서 이기는 일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겸손이 너의 능력과 참모습을 감추어준다. 뛰어난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으로 가릴 수 있다. 상사가 너의 행운과 성격을 칭찬하는 일은 좋은 징조다. 그렇다고 해서 너의 분별력과 능력이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으려 하지 마라. 특히 너를 고용한 고용주로부터는 그런 칭찬을 받아서는 안 된다. 분별력은 오너만의 특권이다. 상사는 너로부터 도움을 받을지언정 네가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사가 네게 조언을 구하더라도 그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기보다 그가 잊고 있었던 것을 일깨워 주도록 해라. ‘행성은 태양의 자식이고 태양처럼 빛나지만 결코 태양과 그 밝음을 겨루지 않는다.’

 

 상대에게 무슨 일을 반드시 시키려거든 쉬운 일은 어려운 것처럼, 어려운 일은 쉬운 것처럼 말해라. 쉬운 일은 어려운 척 해도 상대가 피하지 않을 것이며 어려운 일을 쉬운 척 하면 상대가 겁먹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아 힘든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해낼 것이다.

 

 조직 안에서는 너 이외의 사람은 친한 동료나 도움을 주는 상사라 해도 궁극적으로 너의 경쟁자다. 네가 취업한다는 것은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통용되는 정글에서의 제로섬 게임에 돌입하는 것이다. 죽느냐? 살아남느냐? 는 네 역량과 생존능력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이기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네가 시작하는 생존게임에서 반드시 살아남기 바란다.

 

 살아남는 자야말로 위대한 자다.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라.

 

수락산 밑에서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