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의 참살이와 모듬살이 - 44

2012. 11. 7. 08:36단상

 - 사람들이 혹여 너를 일러 말하되 폭幅을 잡기 어렵다 하면 그를 오히려 감당하기 어려운 칭찬으로 알아들을 일이다. 사람이 마땅히 폭幅을 잡기가 어려워야지 쉽사리 남에게 폭幅을 잡혀 깜냥거리가 된다면 무슨 일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남은 물론 가까운 지친至親들의 믿음마저도 얻기 힘들리라.

 

 - 비록 남이 억지로 트집을 잡아 싸우려 할지라도 마음을 너그럽게 써 일부러 지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해 마주 상대해 싸우는 것은 그 사람과 한 치도 다를 바 없이 일부러 남의 어리석음과 모진 심사를 닮는 것이나 매한가지라,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외롭고 힘든 싸움을 치르게 될 수 있으므로 지고도 이기는 법을 배우라.

 

 - 반드시 믿어야할 사람이라면 그를 믿기를 활을 당기듯 하라. 활을 너무 성급하게 당기면 꺾어지기 쉬우므로 서서히 진중하게 당겨야 한다. 사람을 믿는 일도 이와 같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천천히 그 품성과 속내를 알며 서로 익숙해지면 믿기 싫어도 스스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니 그 같은 믿음이야 말로 참된 믿음이다.

 

 - 스스로 아무 잘못이 없다 하여도 일부러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자신을 경계하고 나무라며 조심한다면 그 같은 마음가짐이야 말로 세상살이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남 앞에서 겸손하게 일을 처리하면서도 혹 잘못이 없는지 되짚어 살핌은 물론 남의 어려운 사정까지 헤아린다면 어찌 사람들의 신망信望을 얻을 수 없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