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26

2013. 1. 21. 08:53논설

 

 

 대표이념이 권위화權威化 될 때 원시인의 장로 숭배 사상과 융합해 신神의 개념으로 승화되고, 위대한 지도자를 희구하는 비원이 대표이념과 결합해 제사장, 승려, 주술사 등의 지위가 설정되고, 계절집회가 대표이념과 뒤섞여 예배와 희생의식을 탄생시켰으며, 무격巫格행사가 대표이념과 어우러져 주문, 의술, 마법이 시작되고, 기암괴석과 거수고목에 대한 경이와 두려움이 대표이념과 만나 화복禍福의 개념으로 변하고, 영혼관념이 대표이념과 융해되어 내세관이 정립되고, 통일이념이 대표이념과 조우해 창세관념創世觀念이 되었으니, 대표이념이 외적 요인들과 결합해 개별 종교의 특질과 개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종교의 주요소인 『절대적 내용』에 의거해 종교를 논論하자면 종교란 어떤 특정한 이상理想을 정립하고 민중의 신앙을 한데 모아 그 이상의 경지에 함께 도달하려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여타의 속성에 의거해 살펴보면 종교란 인류 공통의 표상의식 아래 서로의 종교적 에너지를 모아 신앙체계를 수립 진화과정의 상급단계인 새로운 삶의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견해를 연결해 한마디로 설명 하자면 "종교는 집단이상의 현실적 구현을 통해 인류 문화의 진화를 선도하는 운동"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정말 종교가 인류 문화 진보의 지도운동임에 틀림없다면, 종교는 언제나 인류 문화의 창달에 필요한 요인들을 취사선택해 시대적 결함을 극복하는 주된 가치와 이념이나 중심내용으로 삼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컨대 특정한 시대의 의례에 결정적 결함이 있을 때는 기존의 의례를 버리고 그를 대신할 새로운 의례를 찾아 보다 완벽한 의례를 정립할 의무가 있고, 한 시대의 정세가 극도의 혼란에 빠진 이유가 그 정치적 결함에 있다면 그 정치적 결함을 척결하는 것으로 혼돈을 극복해야 할 것이며, 시대의 양심이 거칠어져 도덕적 결함을 노정한다면 그 윤리와 도덕관을 바로잡아 시대의 양심을 새롭게 천명해야할 것이다. 이처럼 종교는 우리 삶에 있어 가장 높은 가치이며 이상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