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71
2015. 5. 18. 12:15ㆍ단상
우리는 살면서 흔히 운명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운명에 의해 미리 결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자기 삶의 어떤 한 측면에 대해서 만이라도 주관적으로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와 자신을 동화시키기가 까다로우면 까다로울수록 자기 앞에 펼쳐진 운명에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은 그만큼 더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우연인지 필연인지를 따지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삶의 궁극적인 배경은 바로 우연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우연의 결과로 탄생한 삶과 치열하게 대결해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그것을 탓하지 않고 모른 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