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88

2015. 6. 22. 12:57단상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 상처를 입는다. 육신의 상처도 참아내기 힘든 아픔을 동반하지만, 마음의 상처야말로 그 고통과 고뇌의 흔적이 오래도록 남아 사람을 피폐케 한다. 마음의 상처는 대개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데서 생긴 흔적이다. 그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상처를 남긴 사람이나 자기 자신 뿐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는 한 그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내적 관심이 떠나버린 땅, 곧 피폐하고 메말라서 어떤 생명도 깃들지 못하는 황무지가 된다. 황무지는 사람이 살고 있으나, 죽은 삶을 살고 있는 땅, 자기 삶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땅, 남이 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그래서 아무 희망도 꿈도 없는 불모의 땅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나는 평생을 하고 싶은 일은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살았다. 나는 시키는 대로만 하고 살았다.’고 중얼거린다. T.S. 엘리엇이 바라본 세상은 바로 그런 세상이었다. 반면에 참다운 삶은 우리 “의식의 가장 고귀한 영적 잠재성이 발현된 삶”이다. 물질과 정신의 조화에서 비롯한 풍요롭고 충만한 삶-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한 삶-이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깨알 생각 90  (0) 2015.06.24
깨알 생각 89  (0) 2015.06.23
깨알 생각 87  (0) 2015.06.19
깨알 생각 86  (0) 2015.06.18
깨알 생각 85  (0)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