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38
2022. 1. 10. 08:06ㆍ단상
人間世 13
장석匠石이 제齊나라로 가다가 곡원曲에 이르러 사당祠堂의 신목神木인 참나무를 보았다. 크기가 수천 마리의 소牛를 뒤덮을 만했고, 둘레가 백 아름이나 되었으며,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였고, 땅으로부터 열 길이나 되는 곳에서부터 가지가 뻗어 있었다. 그것으로 배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가지가 수십 개나 되었다. 구경꾼들이 장터처럼 모여 있었지만 장석은 돌아보거나 멈추는 일 없이 그냥 지나쳤다. 제자가 그 나무를 구경하고 난 후 장석에게 달려가 말했다.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따라다닌 뒤로 이처럼 훌륭한 재목을 본 일이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한 번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쳐버리시니 어찌된 일입니까?”
“아서라, 그런 말 말아라. 저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무다. 저것으로 배를 지으면 가라앉고, 관을 만들면 곧 썩어버리며, 그릇을 만들면 이내 깨져버리고, 문을 만들면 나무진이 흐르고, 기둥을 세우면 좀이 슬어버린다. 쓸 곳이 없어 저처럼 크고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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