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39
2022. 1. 11. 11:08ㆍ단상
人間世 14
장석이 집으로 돌아오자 祠堂에서 보았던 神木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대는 나를 무엇에 비교하려 하는가? 그대는 나를 쓸모 있는 나무文木에 비교하려 하는가? 대저 돌배, 배, 귤, 유자 따위의 과수果樹는 열매가 익으면 잡아 뜯기며 욕을 당한다. 큰 가지는 꺾이고 작은 가지는 휘어진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자기 삶을 괴롭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타고난 수명대로 끝까지 살지 못하고 중간에 일찍 죽어버리는 것이다. 스스로 세속의 타격을 받는 者이다. 사물이란 다 이와 같다. 그래서 나는 쓸모없기를 바란지 오래 되었다. 거의 죽을 뻔하였으나 오늘에야 뜻을 이루어 그것이 나의 대용大用이 된 것이다. 만일 내가 쓸모 있는 것이었다면 어찌 이처럼 커질 수 있었겠는가? 그대와 나는 모두 하찮은 물物이다. 그런데 어째서 서로를 하찮은 物이라 헐뜯는가? 거의 죽어가고 있는 쓸모없는 인간散人이 쓸모없는 나무散木를 알랴?”
장석은 잠에서 깨어나 꿈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들은 제자가 물었다.
“무용無用에 뜻을 두었다면 사당의 신목이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조용히, 너는 아무 말도 말라. 그 역시 신사神社에 몸을 기탁하고 있을 뿐인데 자기를 잘 알지도 못하는 자들이 자신을 헐뜯는다 생각하고 있다. 그 나무는 사당나무가 아니었다면 땔나무로 베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또 저 나무의 보전 방법은 여느 것과는 다르다. 그런데 사당나무라는 겉모습만 보고 그를 칭찬한다면 그 역시 사실과 동떨어진 일이 아니겠느냐?”
※ 신사의 참나무을 인용해 무용지용無用之用의 뜻을 설파하고 있다. 세속에서 유용한 것이 오히려 해害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며 따라서 無用이 실은 大用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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