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40
2022. 1. 12. 09:05ㆍ단상
人間世 15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商, 구丘에 갔을 때 특이한 큰 나무를 보았다. 사마駟馬(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수레 천 대를 매어도 그 그늘에 완전히 가려질 정도였다.
자기는 “이것이 무슨 나무일까? 틀림없이 좋은 재목감일 텐데.”하고 말했다. 머리를 들어 나무의 작은 가지를 보니 구불구불해 기둥이나 대들보로 쓸 수 없어 보였고, 고개를 숙여 굵은 뿌리를 보니 속이 텅 비어 관을 만들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 잎을 핥아 보았더니 입 안이 헐어 상처가 생겼고, 그 냄새를 맡아 보았더니 몹시 취하는 것이 사흘이 지났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자기가 말했다.
“이것은 역시 재목이 될 수 없는 나무였구나. 그래서 이렇게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었던 게지. 아아, 神人도 이 나무처럼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경지까지 이를 수가 있었던 것이다.”
※ 효용과 능력이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전하는데 있어 害가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莊子의 처세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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