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34

2012. 7. 23. 08:39편지

 ‘전통’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우리이게끔 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다. 우리 안에 항시 자연스럽게 내재해 있어 평소에는 잘 느낄 수도, 인지할 수도 없지만 정말 필요할 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는 반드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고 관장하는 존재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감지할 수 없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우리의 혈맥을 흐르는 피처럼 언제나 함께하는 '전통'이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재해석해서 시대와 맞지 않는 상투성과 상징을 제거해 이 시대에 걸 맞는 살아있는 경험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 같은 작업은 문화권 뿐 아니라 사회 일반, 전 부문에 걸쳐 오랜 시간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볼 수 있는 세상 그 너머에 있는 모든 유용한 메시지까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모든 경험과 지혜가 시간의 계단을 건너, 인식의 벽을 넘어 전승될 때 우리는 그것을 전통이라 한다. 우리가 이루고 있는 모듬살이의 구성원 하나하나 모두가 자기 것으로 소중하게 간직해서 후대에 전하고자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전통이다.

 

 

 이 같은 전통이 신비를 얻으면 기적이 된다. 기적이란 영적靈的인 진리다. 이때의 기적은 물리적인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은 누구라도 다급하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불가능한 일까지도 곧잘 해낸다.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질 때, 상식을 뛰어넘어 구체적인 사실로 현현顯現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은 우리 주위에 기적처럼 상존한다.

 

 

 세일아! 우리가 항시 우리일 수 있는 것 자체가 바로 전통이고 기적이 아니겠느냐? 아빠가 엄마와 너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처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