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41

2012. 7. 30. 07:36편지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곧잘 번잡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과 해리를 꿈꾼다. 그러나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이룬 그 황홀한 경지는 온갖 번뇌와 고통, 희로애락이 소용돌이치는 우리의 삶 그 안에 있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같은 일탈과 해리는, 어떤 욕망과 공포와 사회적 인연과도 관계가 없는 삶을 살게 될 때, 자기 안의 내적인 평화의 중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선택할 때에만 비로소 이룰 수 있다.

 

 그 같은 내적 평화의 중심에서 발생한 자발적인 행위, 그것이 바로 '자비를 바탕으로 한 보살의 길'로, 이 세상의 모든 슬픔에 기꺼이 참여하는 삶의 형태다. 이른바 '열반'의 경지에 이른 삶이다. 이 상태에 이르면 우리는 어떤 것에 붙잡힌 상태, 곧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평소 우리를 억압하고 속박하는 욕망과 공포, 의무감의 굴레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아집과 편견으로부터의 벗어남, 그것이 바로 참된 깨달음이며 빛이라 할 수 있다. 곧 견성見性이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티벹의 불서佛書 '전륜도'는 짐승의 삶, 사람의 삶, 신들의 삶, 지옥의 삶, 싸움꾼의 삶, 굶주린 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 그림에서 묘사한 각개의 삶에는 특정한 것에 대한 애착과 집착, 기대로 가득한 타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이 사랑이야말로 깨달음과 해탈의 참모습이다. 깨달음이란 세상의 모든 '만물'을 통해 영원성과 함께 그 찬연함을 인식하는 일이다. 이때의 만물이란 이 세상에 상존하는 모든 것으로 그 본성은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으며 그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면 모든 세속적인 욕망이나, 무엇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해탈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길… 우리가 아는 대덕 고승들이 필생의 화두로 삼고 온갖 수행과 고행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세일아! 너와 나는, 우리는 살면서 무엇을 이루고 어디에 이르고자 하는 것일까?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