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보내는 아빠의 작은 이야기 - 39

2012. 7. 28. 09:14편지

 우리가 살아있는 한 고통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한다. 고통 없는 삶은 없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하면 그 고통을 직시하고, 이겨내고, 다른 것으로 변용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본시 고통이 없는 인생, 고통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고통으로부터 헤어나는 길은 있다. 욕망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마음이 머무는 심리적 상태를 지칭하는 열반(니르바나)이 바로 그것이다. 열반에 이르게 되면 우리의 삶은 조화롭고, 온전한 중심을 잡고, 확신으로 가득 차서 어떤 고통이라도 해소하게 된다.

 

 불교에는 '보살'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 '보살'은 영생의 진리를 깨달았으면서도 자진해서 세상에 내려와 기꺼이, 즐겁게, 스스로 이 세상의 슬픔과 고통에 동참하는 자者다. '보살'의 행위가 빛나는 것은 단순히 고통과 슬픔에 동참해서 경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남의 고통까지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자비'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자기중심적인 본성으로부터 깨어날 때 발생하는 개념이며 정서다. '자비'란 더불어 슬퍼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자비'는 고통을 해소한다. 고통이 곧 삶이라는 인식을 통해서 고통을 없애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특정한 고통과 언제나 함께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 세상의 어느 누가 고통의 끈을 끊어보았는가? 누가 언제 어디서 그런 삶을 살았는가? 삶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삶이 곧 고통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고통을 통해서만 삶의 실체를 접할 수 있다.

 

 세일아! 네 눈앞의 고통과 고난의 원인이 너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고통이야말로 네 삶의 일부이며 참된 스승임을 인정하게 되면, 그때부터 네 눈에 비치는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모든 분노와 증오와 원망이 사라져서 어떤 심한 고통까지도 네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넉넉한 마음을 지니고 있을 테니까. 세일아 보다 넉넉해 지거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