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31

2013. 1. 28. 09:02논설

 

 종교가 앞서 말한 4단계의 과정을 거쳐 발전한 끝에 현존하는 문명적 종교의 형식으로까지 진화하는 동안 그 각 과정의 변화 형태가 같은 준칙으로 일관해 조금의 차이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우리는 종교의 발전과 진화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교는 이 법칙에 의해 능히 사회적 진화과정의 단계를 거쳐 그 소멸과 신생이 연속해 이루어져 인류 문화의 진보에 있어 지도적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니 그 법칙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명제와 함께 할 때 영구불변의 진리와 공식으로 자리한다.

  1) 종교의 변혁은 사회 변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현실상의 모든 변화를 거두어 마무리 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시회가 처음 변화할 때 과거의 낡은 이상은 해소했으나 새로운 이상은 아직 수립하지 못하고, 옛 질서는 무너뜨렸으나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지 모한 순간, 곧 과도기에 처했을 때, 종교 또한 과거의 이상적 내용이 그 권위를 상실해 대중의 선망과 열정을 담보할 수 없게 되어 종교적 에너지와 신앙심이 사라지므로 옛 형식을 버리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처해 부득이 새로운 이상적 내용에 새로운 권위를 설정하고 새로운 종교적 에너지를 확충해 새로운 형식을 정립 새로운 종교를 생성해야만 사회의 과도기적 혼란이 수습되고 새로운 질서가 수립되어 안정을 회복 정상적인 변화의 궤도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2) 종교가 새롭게 태어날 때는 반드시 당시대에 결함이 노정된 인류문화의 요소를 선택해 그 중심내용으로 삼아야 한다. 기존의 문화요소가 어떤 이유로든 포화작용을 일으키게 되면 낡은 개념이 포괄하는 범주는 이미 벗어났으나 새로이 포괄하는 범주가 아직 구체적으로 설정되지 못해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 곧 시대적 결함으로 표출기 마련이다. 종교는 바로 이 새로운 개념이 포괄하는 범주를 구체적으로 설정해 이를 중심내용으로 삼아 그 사회의 시대적 결함을 보정하는 준칙을 마련 사회 구성원을 교화, 육성함으로써 사회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우리 신체에 어떤 결함이 있을 때 이를 불구라 하는데 의사가 그 결함이 있는 부분에 약을 처방해 신체의 신생작용을 촉발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면 불구가 극복되고 신체는 건강을 되찾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3) 종교의 신생에는 반드시 중계적 계시자인 특별하고 새로운 인격의 출현이 필요하다. 특정한 사회에 시대적 결함이 노정되어 사회변혁이 일어날 때, 비록 낡은 개념이 포괄하는 범주를 탈피했다 하더라도 그를 대신할 새로운 개념이 내포된 규정과 그것을 포괄하는 범주에 관한 구체적 설정은 쉽게 확정할 수 없다. 새로운 개념의 내포란 대중적 표상의식이 한데 모인 대표이념이며, 그것이 포괄하는 범위는 곧 대중의 선망과 동경의 새로운 초점이 된다. 그러므로 그것이 내포하는 규정과 포괄하는 범주를 포함한 구체적인 설정은 범상한 사람이 맡을 바가 아니고, 지닌바 현명함과 지혜로움이 모든 대중을 아우르고 그 열정이 사회 모든 부문에 미치고 넘쳐 각 개인의 열정을 한 곳에 모아 새로운 결정結晶을 맺을 수 있는 중계적 계시자로서의 특출한 인격의 소유자여야만 한다. 이 중계적 계시에 의해 규정된 대표이념의 내포와 구체화된 포괄적 범주는 종교의 이상적 내용과 결합 새로운 권위를 확립하고 다시 그 특수인격의 열정을 중심으로 각 개인의 열정을 응집 종교적 에너지와 신앙을 회복할 때 비로소 종교의 신생이 완료된다.

 

 4) 종교의 중심내용이 그 지위에서 밀려나면 곧 종교의 범위에서 일탈하게 된다. 도덕적 종교가 성립된 뒤 정치적 내용과 무격적 내용은 종교의 영역에서 구축되었어야 마땅하나 그 처한 환경과 때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기독교가 도덕적 종교로 성립되어 정치적 내용은 사라졌으나 무격적 내용은 구축되지 않았으니 그것은 기독교 신생기의 유태인이 처한 환경과 시대가 불교 신생기의 인도인이나 유교 신생기의 한인漢人이 처한 시대나 환경과 서로 다른 까닭이다. 종교의 여러 내용 가운데 의례적 내용이 비록 중심내용의 지위에서 밀려나더라도 원래의 종교의 일부로 남아있는 것은 의례가 본시 그 종교의 절대적 내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