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聖의 끝, 人性의 시작 - 49

2013. 3. 18. 11:05논설

 

 

 제 3 장 성도成道

 

 

 1, 수 련

 

 증산甑山이 세상에 나온 것은 도道를 이룬 뒤였다.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한 것이나 교의敎義를 수립한 것이 모두 성도成道 이후의 일이었으므로 그가 세운 교의敎義에 대한 올곧은 비판이나 탐구를 위해서는 먼저 성도成道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증산甑山의 행적과 남긴 말을 집대성한 최초의 기록본 『대순전경大巡典經』에 의하면 『전주 모악산 대원사에서 수도하던 중 신축 7월 무진일(1901. 8. 18일) 대우오룡허풍大雨五龍噓風에 천지대도天地大道를 깨달으셨다』적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천지대도를 깨치는 것, 또는 성도를 이루는 것이 바로 새로운 종교宗敎를 여는 선행 요건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오도悟道, 도통道通, 원각圓覺 등의 말이 전해오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성도成道가 증산에게만 해당하는 특별한 경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찍이 석가모니는 6년에 이르는 고행苦行 끝에 밝게 빛나는 별을 보고 도를 깨달았다悟道고 하며, 예수는 40일 간의 금식기도를 통해 성신聖神의 감화感化를 받았다 하는데 이때의 성신감화는 성도나 오도와 같은 뜻이다. 우리가 도덕적 종교를 이루어 신앙생활을 지속해오는 수천 년 동안 수수께끼 같은 말로 전해지고 있는 성도成道란 과연 무엇인가?

  감히 가늠 해 보건데 『성도成道는 앞일을 미리 아는 지혜知慧와 불가사의한 기적과 같은 권능權能과 개인의 성격과 합치된 덕행德行의 세 가지 내용을 포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예수는 성신감화를 받은 뒤 곧 예지豫知의 보유자이며, 박애博愛의 화신이며, 수시로 기적奇蹟을 행하는 자가 되었으며, 석가모니도 오도悟道한 뒤 큰 지혜와 무한한 자비慈悲와 가없는 불법佛法의 소유자가 된 것으로 미루어 성도成道에 대한 앞의 정의는 큰 오류를 범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