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2

이 영옥(李永玉) 2010. 9. 20. 10:22

 

 

혼자서도 사위는 달빛

풋고추 한 알로 야참을 든다.

 

여름은 어김없이

아침 안개와 함께 몰려와

집집이 안부를 묻고

산 메아리며 포성이며

매일 역전당하는 야구처럼

전쟁을 치른다.

 

그래서

아내의 잠은 항시 불안하다.

 

날이면 날마다 포성이 울고

녹슨 철망 사이로 달이 지면서

밭은 기침마냥 마구 돋아나는

싸움.

 

오늘도 여전 고향이 그리운 건지

가시나무 그늘을

삵이 되어 기는 아내

 

이윽고 튀는 총소리

개 같은 평화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