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生의 길목에서 -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조금씩 배워가며 산다

2010. 1. 17. 11:21단상

 

-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무엇을 배우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 배움은 보다 새롭고 높은 경지를 향해 지속적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다. 반면에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는 특정한 내용이나 정보를 수집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더하고 축적하는 일이다. 모든 기억과 사상 신념까지 한데 모아 자신의 성향에 따라 판단하고 선택한 후 행동해야 한다. 보다 나은 것을 향해, 보다 새로운 것을 부단히 지향할 때 비로소 배움이 가능하다. 따라서 배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더없이 치열하다.

 

- 지혜는 배움을 통해 스스로 습득하거나 자생하는 것이지 축적된 지식의 결과가 아니다 지식과 지혜는 서로 다르다. 지혜는 엄밀하고 성숙한 자기 인식에 의해서만 얻어진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지혜로울 수는 없다. 자신에 대해 배우는 것과 자신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지식은 항시 무언가를 식별하고 축적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배움이라 할 수 없다. 특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석하고 분별하는 순간 배움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자신의 실체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때 그것은 이미 지식이 아니라 배움을 지탱하는 정신이다. 어떤 것이 조건 지워져 있으면 완전한 이해와 실체에 도달할 수 없다. 조건 지워진 정신으로는 대상을 해석하고 설명하며,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으로 인해 어두워진 눈으로 그저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 우리가 ‘배운다.’라고 말할 때의 배움은 학습, 책, 경험이나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것을 뜻한다. 이런 배움이야말로 가장 일반적인 배움으로 우리로 하여금 사물에 대해 느끼고 반응하는 방식까지도 기존의 경험에 의지하거나 입각해서 결정하도록 한다. 지식의 형태로 기억 속에 저장된 경험은 모든 도전과 요구들에 적절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고 존재하는 배움이 있다. 보통의 경우와 같이 지식의 형태로 저장되지는 않지만 우리 안에 완벽하게 수용되어 어떤 양태로도 발현이 가능한 것이 바로 배움이다. 이 같은 배움은 기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또한 독창적인 까닭에 우리의 의식과 삶을 한결 충일하게 한다.

 

     

      <꽃>

 

마른하늘 천둥이듯

머리 풀고 날아라.

 

겨울에도 울고 깨는 꽃아

간 밤 하루만 골라 핀 꽃들아

 

서리 돋는 아침

천둥 벼락 맞듯

집 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