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울음
2010. 4. 14. 08:50ㆍ시
<그 목울음>
이제껏 참아온 것들이
한꺼번에 치솟아서
손쉽게 비끼고 흘려버린
그 남루함
남들은 죽어도 모를 부끄러움
비겁하게 사느라 야윈 가슴으로도
더는 억누를 수가 없다.
욱ㅡ 욱ㅡ
끊임없이 차오르는
이 낯선 것들
몸 가슴 팔 다리 어느 한구석
성한데 없지만
그래도 심성은 맑다며
맑아서 세상에 미운 놈
보기 싫은 어느 녀석이라도
온전히 비추어내더니
이제는 그 넉넉한 마음마져
제멋대로 흔들리고 일렁이고
산란하다.
누구는 그리고 사랑하고
더러는 미워하며
할퀴고 물고 상채기 내던
엄혹하고 참람한 싸움
진저리 치던 날들
우리는 안다.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며
여기 이대로 서있게 하는지
그러나 기억하라.
치솟고 차올라 끝내 터지는
이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기억하고 오래 새겨
잊지 말아야 한다.
누추할수록
더욱 아름다운 것들을…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가슴 봄 물가엔 (0) | 2010.04.20 |
---|---|
降 雪 (0) | 2010.04.15 |
빛과 색 (0) | 2010.04.13 |
꽃잎을 쓸며 (0) | 2010.04.12 |
네게 江 같은 기다림 (0) | 2010.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