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봄 물가엔
2010. 4. 20. 11:32ㆍ시
<내 가슴 봄 물가엔>
어두운 흙 속에서
씨앗을 틔우는 건
무엇보다 진한 수분이다.
간지럽게 피는 아지랑이
독 오른 때까치도
무엇이 저를 흔드는지 모르다.
거리엔 호사한 식당
밝은 불빛이 넘치고
우리들 가슴엔 한 점의 온기
손잡고 웃을 이웃도 없다.
그렇듯 겨울이 가고
떠났던 친구들이 하나씩
제집을 찾아들던 아침
세상은 금시 무성한 들꽃
깃발처럼 흩날리는
오만가지 소문들로 가득했다.
땅거미 돋는 후미진 골목에서
우리의 앞낡을 말하던 점쟁이
그 낡은 수첩엔
보고 남은 점괘도
타고 갈 수레도 없는데
물속으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무엇이 저희를 키우는지도 모르면서
지난 이야기를 수근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