覺 醒

2021. 6. 22. 09:14

 

어쩌면 세상에는

죽음보다 깊은 잠이 있다 하더라.

먹어도 먹어도 끝내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이 있다더라.

 

손가락 한마디 움직일 힘이 없어

번연히 눈뜬 채로 숨만 내쉬며

뼈 한 마디 근육 한 올까지 후벼 파는

아픔에 까무룩 가라앉는 혼절과

깨어남으로

말갛게 밤을 새는 일도

분명 있기는 하다더라.

 

그런 고통도 견뎌내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져

늘상 만나는 새벽빛이나

저녁노을처럼 심상해져서

전혀 낯설지 않을 터

세상 어디에 친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더냐.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는 말자

어떻게든 이 고비만 넘기자

입술도 깨물고

손뼉도 치면서

결코 잠들거나 외면하지 말자

두 눈 부릅뜨고

세상 모든 잘못과 배덕을 살펴보자

그리고 아주 오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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