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394
2021. 11. 8. 09:38ㆍ단상
齊物論 2
자유子游가 말했다.
“아무쪼록 그 도리를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자기子綦가 대답했다.
“대지가 내뿜는 숨을 우리는 바람이라 한다. 이 바람이 일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일어나게 되면 모든 구멍들이 노여운 소리를 내게 된다. 그대도 저 모진 바람의 소리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산림의 와글거리는 나무들과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들의 구멍은 코나 입과 귀와 같으며, 목이 긴 병과 같고 술잔이나 절구통, 깊은 웅덩이, 얕은 웅덩이와도 같은데 그 나는 소리가 격류가 굽이치며 내는 소리, 화살이 떨며 나는 소리, 나직이 꾸짖는 소리, 숨을 들여 마시는 소리, 고함치는 소리, 울부짖는 소리, 웅웅대는 둔중한 소리, 맑고 가냘픈 소리처럼 여러 가지다. 앞서 나는 소리가 ‘우우’하면 뒤따르는 것은 ‘오오’한다. 산들바람이 불면 상냥하게 화답하고 거센 바람에는 큰 소리로 화창 한다. 격심한 바람이 지나가면 그 모든 구멍들도 조용해진다. 그대도 나뭇가지가 바람에 따라 크게 흔들리기도 하고 가볍게 흔들리기도 하는 것을 보았겠지?”
※ 이 章은 지뢰地籟(땅울림)에 대한 설명이다. 지뢰는 땅위에서 생성되는 모든 소리의 총칭으로, 그 소리의 근본이 되는 것은 바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람 자체는 소리가 없고 여러 가지 모양의 구멍을 지날 때 비로소 소리를 낸다는 사실로 사물의 본질과 그 사물을 관통하는 道理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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