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생각 1403

2021. 11. 19. 10:13단상

   齊物論 11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한다. 길은 우리가 다니므로 이루어지고, 사물은 그렇게 이름 지어 부르므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어찌 그렇게 되는가? 물으니 그러므로 그렇다 한다. 어찌하여 그렇지 않다고 하는가? 그렇지 않으므로 그렇지 않다고 한다.

 사물에는 본시 그래야 할 바가 있으며, 본래부터 가능한 바가 있다. 그렇지 않은 사물은 없으며, 가능하지 않은 사물 또한 없다. 그러므로 여기서 풀줄기와 나무기둥, 문둥이와 서시西施를 비교한다면 몹시 괴이하고 야릇한 대조가 되겠지만 참된 道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서로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분산分散은 다른 쪽에서는 완성이며, 완성 또한 다른 쪽에서는 파괴다. 그러므로 모든 사물에는 완성과 파괴가 없으며 서로 통해 다시 하나가 된다. 오직 道를 통한 사람만이 이 모든 것들이 서로 통해 하나가 됨을 안다. 그러므로 그는 자기의 판단을 내세우지 않고 보편적이며 영원한 것에 일체를 맡긴다. 보편적이고 영원하다는 뜻의 용庸은 작용이라는 의미의 용用과 통한다. 用은 또한 통通과 뜻이 통한다. 通은 제대로 된다는 득得과도 통한다.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된다면 드디어 道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근거로 하면 된다. 이미 그렇게 되었는데도 그렇게 된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면 이른바 그것을 일컬어 道라고 한다.

 

 ※ 莊子는 이 章에서 대립과 차별로 충만한 현상세계가 실은 인간의 작위적인 행위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불과하며, 자연 그대로의 세계는 대립도 없고 차별도 없는 하나라는 것으로, 이 하나인 자연의 세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모든 작위나 인위를 버리고 오로지 자연의 철리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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